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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그림으로 독자에 위안 주는 만화 계속 그릴 것"

지난 5월 1일, 꽃다지가 처음으로 주간매일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범한 직장인 꽃다지 아빠 박무달 씨, 역시 평범한 전업주부이면서 강한 생활력을 가진 임유진 여사, 그리고 무남독녀로 똑 부러지지만 가끔 엉뚱한 면을 가진 박꽃다지 양이 주인공이다. 꽃다지의 가족일기는 세 명이 엮어가는 이야기를 친근감 있게 표현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집부가 독자 의견카드를 받기 시작한 지 2주 동안 의견카드에는 꽃다지네 가족일기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일상을 생생하게 표현해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박 작가님은 주인공과 닮았나요?’ 등 궁금증이 쏟아졌다. 독자들을 대신해 기자가 박상원 작가를 만나고 왔다. 25일 대구 중구에 위치한 르네상스 만화학원을 찾았다.

◆꽃다지가 탄생한 과정은?

르네상스 만화학원은 매주 꽃다지의 가족일기가 그려지는 장소다. 벽에는 박 작가가 그린 만화 캐릭터들이 액자에 담겨 걸려 있다. 책장에는 만화 관련 책들로 가득하다. 작업실에 특별한 점은 없지만 늘 만화와 함께하는 작가의 열정이 느껴졌다.

꽃다지의 가족일기는 총 세 단계를 거쳐 하나의 에피소드로 탄생한다. 첫 번째는 스토리를 구상하는 일이다. TV뉴스, 신문, 각종 책은 좋은 이야기 창고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아! 이런 이야기를 다뤄야겠다’는 주제가 떠올라요. 그러면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얼른 메모를 하죠.” 보통은 결말까지 한 번에 생각해 낸다. 스토리 구상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만큼 40년 경력의 만화 작가에게도 여전히 쉽지 않은 단계다.

다음은 연출이다. 만화에서 연출 기법은 인물의 동작, 그림 전체의 구도 잡기, 또 컷의 크기 조절 등이다. 박 작가는 “최대한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연출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작화, 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낮에는 대구미래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주로 밤 10시가 넘어서야 작화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 이 모든 단계가 일주일 안에 완성돼 매주 월요일 오전 신문사로 전송된다.

박 작가가 주간매일에 연재를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9년에도 ‘텅구리의 세상만사’를 연재했었다며 스크랩북을 보여줬다. 박 작가의 마스코트인 캐릭터의 모습은 비슷했지만 꽃다지네 가족일기에서 달라진 점은 과감해진 주제다. 박 작가는 시대 상황도 바뀌었고 독자들 감각이 달라져서 솔직하고 과감하게 주제를 잡는다. 그는 “작가의 입장에서도 솔직한 내용이 작업하기에 더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가끔은 19금 내용도 등장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꺼내자 박 작가는 크게 웃었다. 그는 “주간매일의 주 독자층이 주부들일 것이라는 생각에 주부들이 웃을 수 있는 내용을 넣다 보니 ‘19금’ 주제가 나오는 것 같다”며 그래도 수위 조절은 한다고 귀띔해줬다.

◆손그림을 고집

박 씨는 손그림을 고집한다. 꽃다지네 가족일기도 마찬가지다. 하얀색 모조켄트지 위에 잉크를 찍은 펜으로 만화를 그린다. 채색 단계에서 회색빛이 들어가는 부분만 컴퓨터의 힘을 빌리지만 그림의 90% 이상이 박 작가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손그림을 고집하는 이유는 모든 작품은 작가의 손끝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컴퓨터로 그린 그림은 무한정 찍어낼 수 있어요. 복제가 가능한 컴퓨터 작품보다는 종이 위에 하나의 선과 색깔로 표현되는 하나뿐인 작품이 가치가 더 뛰어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박 작가는 손그림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따뜻함을 사랑한다. 손으로 그린 다른 작품들을 기자에게 보여줬다. 잉크와 물감이 포근함을 느끼게 했다. 박 작가의 손그림 덕분에 꽃다지네 가족일기에서도 요즘 인기 있는 웹툰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웃음과 위안을 주는 만화

박 씨는 “독자들이 일상을 잊고 웃음 짓거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만화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철칙 때문이다. “우리 일상이 복잡한데 만화까지 더 복잡해서는 안 되잖아요? 하하.”

최근 꽃다지네 가족일기에는 동요도 자주 등장했는데 이 역시도 박 작가의 의도였다. 박 작가는 직설적인 노래 가사가 넘쳐나는 세상에 순수함을 조금이나마 되살리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도 동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독자들이 잊고 지냈던 동심을 전달하겠다고 한다.

매일 4시간 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본인이 운영하는 학원 일도 해야 하지만 꽃다지의 가족일기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꽃다지’가 오이나 가지 등의 처음 달린 열매를 뜻해요.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더 풍성한 이야기로 다가가겠습니다”라며 독자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작성일: 2014년 07월 31일